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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호흡을 해라

[머니투데이 송동석효명한의원장][[머니위크]한의사가 쓰는 生生 건강법]

산수 좋기로 이름난 마을에 가보면 유독 장수노인이 많다. 수려한 산세에 양지 바른 집터, 맑은 공기, 그리고 깨끗한 물이 마을 전체를 감싸 안듯 해 명당임을 한눈에 느낄 수 있다. 사는 환경이 인체를 지배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인 것이다.

모든 환경을 집약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요소가 물과 공기다. 특히 공기는 숨을 쉬며 살아가는 인간에게는 생명줄이다. 밥은 하루쯤 걸러도 건강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호흡은 단 2~3분 만 멈추어도 보통사람은 사망에 이르고 만다. 생명과 직결된 호흡. 일견 단순할 것 같은 호흡에서 건강을 키우는 방법을 살펴본다.

흔히 단전호흡으로 알려진 '단전'이라 함은 상단전 중단전 하단전이라 해서 세부분을 통칭하는 말이다. 상단전 호흡은 미간 사이의 인당을 중심으로 하는 호흡으로 뇌호흡과 일치되고, 중단전 호흡은 명치 아래를 중심으로 숨을 쉬는 흉식호흡이며, 하단전 호흡은 복부에 관원혈이라는 부분에 태양신경총이라 해서 자율신경이 집중된 곳이 있는데 힘을 넣거나 빼면서 호흡을 되풀이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흉식호흡을 하고 있다. 흥분을 할 때의 모습을 보면 흉부가 들썩거리면서 씩씩거리는 것을 볼 수 있다. 호흡이 단전이 있는 아래까지 내려가지 않는다는 얘기다.

현대의학에서는 폐가 숨을 쉰다고 하지만, 한의학에선 오장이 모두 호흡에 관여한다고 본다. 몸이 균형적으로 숨을 받아들일 때 오장이 가지고 있는 기(氣)가 안정된다. 깊고 긴 복식호흡을 통해 많은 산소가 혈중에 보내져 각 조직에서 과잉영양이 연소되고, 그것이 탄산가스로 바뀌어져 숨을 내쉴 때 배출된다. 이러한 방법을 지속하게 되면 몸이 깨끗해지고, 몸과 마음이 동시에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일반적인 단전호흡법은 코를 통해 숨을 자신의 한계에 가까울 정도의 양으로 크게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쉬는 것을 말한다. 들이마실 때는 배가 불록하게 나오게 하고 내쉴 때는 쑥 들어가게 한다. 보통 6개월 이상 꾸준히 해야 자연스러운 복식호흡을 익힐 수 있다.

내쉴 때는 천천히 배와 옆구리 등에 가두어진 숨을 배의 힘으로만 조금씩 내쉬며 불룩한 배를 조금씩 줄인다는 느낌으로 약 15초간 내쉬는 연습을 한다. 들이마셨던 호흡을 모두 뱉지 말고 60%에서 70% 정도만 내쉬어야 한다. 숨을 한꺼번에 모두 뱉어버리면 빨리 들이마시려고 하는 반발력이 생겨 흉식호흡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엔 우울증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동의보감에 육천기(六天氣)를 마시면 우울증을 없앨 수 있다고 했다. 육천기란 마시면 허기지지도 않고 오래 살며, 얼굴과 피부가 고와진다고 하는 여섯가지 자연의 기를 일컫는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철마다 혹은 날마다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는 호흡을 태양빛과 별과 달빛에 어울려 해왔다. 봄에는 동쪽으로 여행을 가거나 일출을 보러 가고, 여름엔 남쪽으로 피서를 가며, 가을엔 서쪽으로 가서 머리를 식히고, 겨울엔 북쪽으로 가서 차가운 공기를 마시면서… 이때마다 복식호흡을 통해 하늘의 기운을 충분히 흡수하며 맛있게 숨을 쉬면서 건강을 다스렸던 것이다.

일에 지친 현대인들도 단전호흡법을 따라해 보면 자신도 깜짝 놀랄만한 몸의 변화를 느끼게 될 것이다.